일하다 보면 모든 것이 나를 가로막는 순간이 있습니다. 사소한 행동도 오해를 사는 살얼음판 같은 회사 분위기, 될 일도 안 되게 만드는 사람들, 끊임없이 견제하고 뒷담화를 하는 문화. 어차피 안 될거라는 무력감과 타인에 대한 혐오감이 덮쳐올 때 님은 어떻게 버티나요?
힘든 상황을 무시하거나 이겨내라는 말은 하고싶지 않아요. 사실 그건 응원도 뭣도 아니죠. 그럴 때는 일시 정지하는 연습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나를 향한 자책감을 바로 쏟아내거나 타인을 비난하고 원망하는 대신, 마치 누가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 준 것처럼 얼음!하고 멈추는 겁니다.
오늘의 컬러는 멈추는 회색입니다. 멈춰 있는 상태가 혹시 부정적으로 느껴지나요? 빨리 다시 재생 버튼을 눌러 줘야 할 것 같고, 가만히 있다가는 뒤쳐져서 고생할 것 같은 조바심이 느껴진다면 더더욱 이 컬러가 필요해요. 회색은 내가 잠깐 멈춰도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하는 색입니다. 아래의 컬러칩 이미지를 잠깐 들여다보세요. 도태에 대한 공포가 아닌 묘한 안정감이 느껴질 거예요. 그리고 곧 스스로 숨 쉴 힘이 생깁니다.
이 참에 무엇이 내 숨통을 잠시 트이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 두세요.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회사 근처 커피 잘하는 집을 이미 알고 계시죠? 좋아하는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렸다가 잠깐 마시는 동안은 무엇도 내 마음을 더 이상 지옥으로 만들지 못해요. 스트레스를 한 방에 없애는 방법은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작은 시도가 결국 우리를 살려요. 내가 나를 지켜주는 단단한 순간을 자꾸 만들어 주는 겁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회색빛, 바로 멈춤의 힘입니다.
지금부터 깊은 심호흡을 세 번 해 봅니다. 코로 깊이 들이 마시고, 입으로 후-뱉으며 내쉽니다. 불편과 실망으로 가득한 회사 생활에서 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법을 배워갑니다. 님이 마음고생 없이도 잘 지냈으면 하지만, 그런 쉬운 법은 없는 것 같네요. 도시의 출근길은 회색이 가득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버스가 달리는 도로, 지하철 승강장의 타일, 잿빛 빌딩들을 지나쳐 비슷한 색의 계단 몇 개를 딛고 마침내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마음 속 먹구름을 헤치고 잠시 멈춰 서서 콘크리트 틈새에 핀 꽃을 떠올려 보세요. 숨통 트이는 길이 꼭 열릴 거예요.
워크&라이프 뉴스 어딘가에서 일하는 누군가의 이야기
#퇴사,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2년 이내 자발적 퇴사를 경험한 20~30대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퇴사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란 응답은 전체의 73.5%였다고 합니다. 퇴사를 여러 번 하는 것이 전혀 흠이나 문제가 되지 않는 시대가 온 것 같네요. 퇴사 횟수 보다는 어떻게 커리어 맥락을 만들어 가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만약 최근 퇴사를 생각하고 있거나 퇴사 후 구직 중이라면, '퇴사'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마시고 앞으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세요. 어렵지만 꼭 필요한 시간일 겁니다.
[출처] "M세대는 번아웃, Z세대는 조기퇴사…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나" (한경 Geeks | 23.02.15)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