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전국에 봄비가 조금씩 내렸습니다. 날씨 중에서도 비는 특히 사람의 기분에 큰 영향을 주는데 님의 요즘 기분은 어때요? 축축한 느낌에 영 흥이 나지 않아서 좀 쳐져 있었는지, 비의 정취를 즐기느라 오히려 더 기운이 났는지 궁금해요. 저는 어쩐지 봄이 되면 무기력해 지곤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깥 풍경은 푸르러지는데 그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고나 할까요? 저처럼 요즘 무기력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하는 마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기력함에 대해 생각하고 명상해보려고 해요.
일하며 겪는 연이은 실패나 좌절은 우리를 힘빠지게 합니다. 프로젝트나 계약이 엎어지고, 부장님 지시는 꼭 갑자기 바뀌고, 경쟁사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거나 불가피한 천재지변이 찾아올지도 모르죠. 게다가 우리는 내가 가진 좋은 것들보다 부족한 점을 훨씬 잘 보는 편이니 자주 무기력을 만나게 됩니다. 백만 팔로워, 억대 연봉같은 성공들이 마치 높은 파도를 타는 서퍼들처럼 멋져 보이기만 할 때, 깊고 잔잔한 푸른 호수를 떠올려 보세요. 오늘의 컬러는 잔잔한 블루 입니다.
이다지도 꾸준히 무기력을 되풀이 하는 걸 보면, 어쩌면 우리의 기본값은 무기력한 상태가 아닐까요? 그러니 이 기본값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무기력을 닮은 짙은 파랑색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잔잔함과 고요함이 느껴집니다. 무기력은 평화와 가장 가까운 상태일지도 몰라요. 우리는 무기력하지만 평화로울 수 있어요. 이 평화는 에너지를 아끼고 충전할 시간을 만들어 주고요. 어쩌면 님과 저는 회복이 필요해서 무기력을 되풀이 하는지도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