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요즘 워라밸은 어떠세요? 연차나 반차는 잘 쓸 수 있었는지, 야근이 많았지만 주말을 소중하게 잘 보냈는지도 궁금해요. 이미 관용어처럼 굳어진 말이지만 생각해 보면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조금 이상한 단어입니다. 일과 삶을 구성하는 최적의 비율을 대체 어떻게 찾을 수 있겠어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더 큰 가중치를 두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우리들처럼, 둘 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요.
커리어도 잘 만들고 싶고, 퇴근 후 일상도 잘 꾸려나가고 싶지만 항상 시간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조급한 마음' 부스터가 더해지면 몇 배는 더 빠르게 흘러가는 듯 하고요. 퇴근 후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 던져집니다. 인간이라면 나를 위한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 같지만 매번 그렇지는 못하죠. 쉽게 통제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욕구가 꼭 발목을 잡으니까요. 오늘은 진짜 퇴근하고 운동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등록한 클래스는 꼭 완강하려고 했는데... 어느덧 자야 할 시간을 훌쩍 넘겨 버려요.
어김없이 자책하고 반성하는 새벽이 옵니다. 걱정거리로 잠 못 드는 이 기분 정말 별로죠? 그렇지만 분명 쓸 데 있는 걱정입니다. 나도 모르게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시간이고요. 이렇게 주체적인 내 걱정이라면, 얼마든지 더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오늘의 컬러는 주체적인 보라 입니다. 신비로운 보라색은 꿈꾸는 듯 몽환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상적이고 완벽한 나를 상상하며 설레어 하거나, 아직 그 수준에 못 미치는 내 모습에 좌절하는 모든 시간들을 포근하게 지켜봐 주는 밤하늘의 컬러 같아요. 그러니 마음껏 걱정하고, 근심해 보면 어때요? 어차피 쉽게 사라지지 않을 고민들을 억지로 잊으려 애쓰지 마세요. 보라색을 떠올리며 잠시 명상해 볼게요. 지금부터 깊은 심호흡을 세 번 해 봅니다. 코로 깊이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뱉으며 내쉽니다. 명상은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생각을 들여다보는 훈련입니다. 누군가의 조언, 사회가 정한 기준, 나에게 주어진 기대나 책임이 아니라 내면에 주체적인 소리를 가만히 들어 보세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나요? 어떤 욕심이 있나요? 직접 발견하고 선택하세요. 진정한 워라밸은 회사가 정해놓은 것이 아닌 나의 선택들로 완성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