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에게 빨강은 어떤 느낌인가요? 아마 각자 조금씩 다른 빨강을 상상하고 계실 거예요. 빨간색은 실제로도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빛의 파장이 가장 긴 색이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눈으로 빨강이라 인식하는 범위가 더 크게 느껴진답니다. 색조화장품 매니아들에게는 ‘하늘 아래 같은 색조 없다’는 말이 있는데요. 특히 빨간 립스틱, 일명 ‘레드 립’의 세계는 얼마나 다양한지 모릅니다. MAC의 ‘칠리’ 도 레드 립이고, 페리페라의 ‘어쩔체리' 도 레드 립이죠.
레드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뮤지컬 <킹키부츠>에서는 드랙퀸 ‘롤라’가 ‘찰리’의 신발공장에 레드 부츠 제작을 맡깁니다. 그런데 소통의 오류로 버건디색이 나온거예요. 롤라는 “이건 부츠가 아니라 육포야!”라며 짜증을 냅니다. 롤라에게 레드는 ‘섹시, 유혹, 아찔한 경고’인데, 엉뚱한 부츠가 만들어졌던 겁니다.
이렇게 빨강은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른 색입니다. 이런 점이 우리가 일하면서 느끼는 열정의 온도차와 비슷한 것 같아요. 요즘 일에 얼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있나요? 열정의 온도는 모두가 다릅니다. 무조건 높은게 좋은 걸까요? 어떤 동료는 나보다 일 열정이 강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가정에 대한 열정, 취미 열정이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나보다 뜨거운지 아닌지 판단할 필요 없습니다. 전보다 열정이 사그라든 것 같다고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지금 내게 필요한 온기가 그만큼이 아닌것 뿐이예요.
뭐든 시큰둥하고 성에 차지 않는 요즘이었다면 오늘의 컬러 '저마다의 빨강'을 떠올려 보세요. 말 그대로 각자가 좋아하는 빨간색을 상상해 보는 겁니다. 지금부터 깊은 심호흡을 세 번 해 봅니다. 코로 깊이 들이 마시고, 입으로 후-뱉으며 내쉽니다. 서로 조금씩 다른 빨강처럼, 님에게 꼭 맞는 기분좋은 온기가 있을 겁니다. 빨강은 힘들고 지쳐서 식어버린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어요. 마음 속 헛헛함이 훈훈함으로 채워질 겁니다.
오늘 하루는 님에게 잘 맞은 열정의 온도로, 기분 좋게 보내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