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그림 속 힙한 농부가 평화로운 추수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레터를 준비하며 추수를 주제로 여러가지 작품들을 리서치 했는데요. 그 중 오늘 소개하는 독일의 현대미술 작가 소피 폰 헬러만(Sophie Von Hellermann)의 그림은 뭔가 달랐어요. 보통 수확을 다룬 작품의 농부들은 허리를 굽히고 있거나, 대자연 속 작은 존재거나, 땀방울을 흘리는 것이 느껴지는 등 노동의 고단함과 숭고함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마치 아래 고흐의 <The Harvest(1888)> 처럼요

그런데 소피 폰 헬러만의 작품 속 농부는 가벼운 옷차림 (거의 수영복 처럼 보이는)을 하고 한 손으로 농기구를 휙휙 다루고 있더라고요. 주변에 곡식 낱알이 마구 날릴 것 같은데, 인물의 표정은 또 온화하고요. 추수를 이렇게 가뿐하게, 낭만적으로 해치워 버리는 듯한 느낌에서 어쩐지 희열마저 느껴집니다. 수확하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듯한 그림이었어요.

추수는 결국 일의 마무리지요. 성공이든 실패든 상관없이 무언가를 끝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올 가을 님에게 어떤 결실의 순간이 온다면 끝남 그 자체의 여운을 조금 더 즐기고, 축하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결과에 대한 압박감이 조금 줄어들수 있도록요. 

오늘의 아트 테라피 한 조각은 소피 폰 헬러만의 <Harvest(추수)>였습니다. 하루 10분, 명상하듯 감상하며 그저 존재(being)해 봅시다. 다음 주에 다른 작품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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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꼭 해내지 않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