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가수 던(DAWN)의 유튜브 홈 투어 영상을 혹시 보셨나요? 내던내산 : MY HOME TOUR 라는 제목의 영상은 구독자가 5만이 채 되지 않는 채널임에도 1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였습니다. 아이돌그룹 펜타곤 출신의 유니크한 매력을 가진 아티스트 정도로 알려졌던 그에게 숨겨진 엄청난 인테리어 감각과 센스가 여기저기서 언급이 되었죠.
특히 중고거래로 구입했다는 무형문화재 이광구 선생님의 부채 '공작선'을 벽면에 거치하는 오브제로 활용한 점이 가장 많은 주목을 이끌었는데요.
장인이 손으로 직접 자른 나무로 살을 만들어 이어 붙이고, 종이로 공작새의 날개를 수려하게 표현한 공작선 부채는 고려시대 때부터 왕에게 바치는 진상품으로 기록이 남아있는 역사깊은 전통 공예품이라고 해요.
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영상으로 뜻밖에 얻게 된 화제성을 더 의미있게 쓰기로 합니다. 전국의 무형문화재 공예 장인들을 소개하는 <가치이음 프로젝트> 영상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것이죠. 첫 영상에서는 바로 위에서 소개한 전통 부채 장인, 충남 서천에 작업장을 둔 무형문화재 이광구 선생님을 찾아가 자신이 번개장터에서 구매했던 그 부채를 들고 직접 보수를 받으러 갑니다.
⌜요즘에 전통을 이어갈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잖아요. 전통이수자가 0.25%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지방에 있는 무형문화재 분들이 후계자가 거의 80%가 없으시고. ⌟ - Youtube <KACHI 가치이음 ep.1 한국 부채의 거장, 이광구> 중에서
오늘 레터에서는 전통 공예품 공작선의 단아한 아름다움과 더불어, 던이 보여준 '알아보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는 집꾸미기 오브제를 찾던 중 번개장터 플랫폼에서 공작선을 발견했는데, 정작 판매자는 이것이 무형문화재 작품인지 몰랐다고 해요. 아마도 던은 평소 좋아하던 공예 분야에 대해 지식과 정보가 있었을 테고요.
님에게도 그동안 더 알아보고 싶은 예술 작품이 있었나요? 공작선이 평범한 중고 매물에서 무형문화재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가 된 것처럼, 님이 관심을 가진 그 작품도 당신에 의해 새로운 빛을 내뿜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것이 바로 향유자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아닐까요?
저는 예술을 사랑하면서 가끔 저 자신이 창작자나 아티스트가 아닌 것에 갈증을 느낍니다. 나는 왜 예술적 재능이 없어서 저렇게 멋진 작업을 하지 못할까? 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원망한 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제 자리는 결국 여기였네요. 충분히 누리며 향유하고, 그것이 가진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읽어 더 많은 사람과 나누는 자리 말입니다. 이제는 여기서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의 아트 테라피 한 조각은 무형문화재 이광구 장인의 전통공예품 <공작선> 이었습니다. 하루 10분, 명상하듯 감상하며 그저 존재(being)해 봅시다. 다음주에 다른 작품으로 만나요.